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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소송·채권회수

채무자가 부동산을 팔거나 담보로 제공하면, 언제 사해행위가 되고 가액배상은 어디까지인가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4다275773 판결, 대법원 2025. 4. 15. 선고 2024다312566 판결,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다242223 판결,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다305384 판결

요약

채무초과 상태의 채무자가 유일한 부동산을 팔았더라도, 채무를 갚으려는 목적으로 적정한 값에 팔고 그 대금을 실제로 변제에 썼다면 사해행위가 아니라고 본 판결이 있습니다. 신규 자금을 빌려주면서 근저당권을 받은 대주는, 특수관계가 없고 거래가 정상적이며 기존 채권을 우선 회수하려던 것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면 선의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사해행위가 인정되어도 가액배상은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였던 범위에 그쳐, 배당요구 종기 뒤의 양도라면 확정 배당금과 집행비용을 빼고, 공유지분이라면 불가분채무인 전세금 전액을 빼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채권자는 청구 금액을, 수익자는 선의를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사해행위취소에서 무엇이 다투어지는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하면, 채권자는 그 취소와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406조 제1항 본문). 다만 이익을 받은 수익자가 그 당시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했다면 취소할 수 없습니다(같은 항 단서). 소는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안에 제기해야 하고(같은 조 제2항), 취소와 원상회복은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해 효력이 있습니다(제407조).

실무에서는 세 단계가 차례로 다투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처분이 사해행위인지, 수익자가 선의인지, 그리고 원물반환이 어려울 때 가액배상을 얼마로 할지입니다. 아래 네 판결은 각 단계에서 원심을 파기한 사례입니다.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했는가

판결쟁점결론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4다275773 판결채무변제를 위한 유일한 부동산 매각이 사해행위인지사해행위 아님(파기환송)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다305384 판결신규 대여와 함께 근저당권을 받은 수익자의 선의선의로 볼 여지 충분(파기환송)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다242223 판결배당요구 종기 뒤 양도된 경매 부동산의 가액배상 범위확정 배당금·집행비용 제외(파기환송)
대법원 2025. 4. 15. 선고 2024다312566 판결전세권이 있는 건물 공유지분의 가액배상 범위전세금 전액 공제(파기환송)

① 채무를 갚기 위한 적정가 매각은 사해행위가 아닐 수 있다

2024다275773 판결의 채무자는 2021. 5. 10. 사실상 유일한 재산인 공장 부동산을 89억 원(건물 부가가치세 별도)에 팔았습니다. 그 전에 채권자 회사에 75억 5,000만 원에 팔았다가 다른 채권자가 사해행위취소소송과 가처분을 제기하자 합의해제했고, 이번 매매대금은 13억 5,000만 원 많았습니다. 매수인의 대출 은행이 의뢰한 감정평가에서도 대금이 적정하다고 평가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유일한 부동산을 금전으로 바꾸더라도, 채무변제 목적이고 부당한 염가가 아니며 실제로 변제에 썼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가 아니라는 법리를 확인했습니다. 일부 채권자와 통모해 다른 채권자를 해칠 의사로 변제했다는 점은 사해행위를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매매대금 대부분이 채무 변제에 쓰였다는 이체내역 등을 들어, 사해행위로 본 원심(의정부지방법원 2024. 7. 18. 선고 2023나216945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② 신규 자금을 빌려주고 받은 근저당권, 수익자의 선의는 어떻게 보는가

2024다305384 판결에서 수익자는 2022. 8. 29. 채무자에게 2억 원을 빌려주고 같은 날 채권최고액 2억 4,000만 원의 근저당권 설정계약을 맺었습니다. 그 돈 중 1억 5,300만 원은 기존 전세금 반환에 쓰였고, 전세권 등기는 근저당권 등기 6일 뒤 말소되었습니다. 원심(의정부지방법원 2024. 10. 10. 선고 2023나214598 판결)은 짧은 기간 근저당권 등기가 설정·말소된 내역 등을 들어 수익자의 선의 항변을 배척했습니다.

대법원은 선의의 증명책임이 수익자에게 있다고 하면서도, 그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수익자가 채무자의 재산 상황을 알 수 있는 특수관계가 아니고, 거래가 정상적이며 상당한 대가를 실제로 지급했고, 담보 제공이 기존 채권을 우선 회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의를 인정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수익자의 과실은 선의 판단과 무관하므로 재산 상황을 적극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담보가치를 믿고 그 범위에서 돈을 빌려준 사정은 선의에 유리하게 고려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③ 배당요구 종기 뒤 양도라면 배당금은 가액배상에서 뺀다

2024다242223 판결에서는 가압류에 기한 강제경매의 배당요구 종기(2018. 10. 10.)가 지난 뒤인 2018. 11. 28.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건물을 팔았습니다. 건물은 그 경매에서 매수인에게 다시 매각되었고, 확정된 배당표에 따라 임차인, 압류권자, 신청채권자가 배당받고 남은 잉여금은 매수인에게 배당되었습니다. 배당요구를 하지 않은 공사대금 채권자가 매매를 사해행위로 취소해 달라고 청구했습니다.

대법원은 가액배상은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로 되어 있어 사해행위가 성립하는 범위에서만 명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배당요구 종기 뒤에는 채권자평등의 원칙이 제한되므로, 확정 배당표에 따라 채권자에게 지급되는 배당금은 집행비용과 함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동담보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이를 빼지 않고 182,760,000원의 가액배상을 명한 원심(서울동부지방법원 2024. 4. 17. 선고 2022나32271 판결)을 파기하면서, 건물 가액은 경매의 ‘배당할 금액’을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④ 공유지분을 처분했다면 불가분채무인 전세금은 전액 뺀다

2024다312566 판결의 채무자는 2019. 7. 23. 전세권 4건(전세금 합계 10억 5,000만 원)이 설정된 건물의 2분의 1 지분을 넘겨받았다가, 합의해제로 그 지분을 원래 소유자에게 되돌렸습니다. 원심(부산고등법원 2024. 10. 24. 선고 2023나56678 판결)은 이를 사해행위로 보면서 전세금의 2분의 1만 공제하고 770,443,045원의 가액배상을 명했습니다.

대법원은 사해행위 성립에 관한 원심 판단은 수긍했습니다. 그러나 지분을 이전받은 새 공유자도 공동 전세권설정자로서 전세금 반환의무를 지고, 그 의무는 성질상 불가분채무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지분 가액에서 전세금 전액을 공제해야 한다고 하여 가액배상 부분을 파기했습니다.

네 판결은 사해행위취소가 처분이 없었다면 있었을 책임재산을 회복하는 제도이고, 그보다 더 많이 회복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같은 원칙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코멘트: 실무에서 무엇이 달라지는가

사해행위인지와 얼마를 돌려받는지는 별개로 다투어질 수 있으므로, 청구하는 쪽과 방어하는 쪽 모두 두 단계를 나누어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채권자(저축은행·금융기관 등): 채무자의 부동산 처분을 문제 삼기 전에 매각 대금이 적정한지, 대금이 실제로 어디에 쓰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액배상을 청구할 때는 선순위 담보, 우선변제권 있는 보증금·전세금, 경매 배당금과 집행비용을 빼고 금액을 산정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경매가 진행 중인 부동산이라면 배당요구 종기 전에 배당요구를 할지 먼저 검토할 수 있습니다.
  • 신규 대출을 하며 담보를 받는 대주: 대여금 송금 내역, 차용증, 자금 용도(선순위 채무 상환 등)와 담보가치 평가 자료를 남겨 두면 선의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기존 채권 회수를 위해 담보를 추가로 받는 경우에는 선의 인정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 부동산 매수인(수익자): 감정평가 등 대금 적정성 자료와, 매도인이 대금을 채무 변제에 쓴 내역을 확보해 두면 사해성 판단에서 다툴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 채무자(시행사 등): 채무변제를 위해 자산을 매각한다면, 적정가 산정 근거와 변제 내역을 정리해 두는 것이 이후 분쟁에 대비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공개된 판결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사안의 결론은 계약서 문언과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채무초과인 채무자가 유일한 부동산을 팔면 항상 사해행위인가요?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매각 목적이 채무변제이고, 대금이 부당한 염가가 아니며, 실제로 변제에 썼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일부 채권자와 통모했다는 점은 사해행위를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4다275773 판결).

Q. 근저당권을 받으면서 채무자의 재산 상황을 조사하지 않았다면 악의로 보나요?

그것만으로 선의 주장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수익자의 과실은 선의 판단과 무관하다고 보았고, 담보가치를 믿고 그 범위에서 신규 자금을 빌려준 사정은 선의에 유리하게 고려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다305384 판결).

Q. 경매가 진행 중인 부동산을 채무자가 팔았다면, 가액배상은 얼마까지 받을 수 있나요?

배당요구 종기 뒤에 판 경우라면 확정 배당표에 따라 채권자에게 지급되는 배당금과 집행비용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빼야 합니다. 그 사이 경매가 끝났다면 부동산 가액은 배당절차의 ‘배당할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다242223 판결).

Q. 전세권이 설정된 건물의 공유지분을 처분한 경우, 전세금은 지분 비율만큼만 빼면 되나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공유자들의 전세금 반환의무가 성질상 불가분채무라고 보아, 처분한 지분의 가액에서 전세금 전액을 공제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5. 4. 15. 선고 2024다312566 판결).

Q. 사해행위취소소송은 언제까지 제기해야 하나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안에 제기해야 합니다(민법 제406조 제2항). 두 기간 중 하나라도 지나면 제기할 수 없으므로, 처분 사실을 안 시점을 기록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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