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교육부장관이 대학 산학협력단에 학술지원 사업비 환수처분을 하면서 비위 당사자로 지목된 연구책임자에게는 선정제외처분을 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환수처분의 상대방이 아닌 연구책임자도 환수처분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4두57996 판결). 같은 판결은 환수처분이 취소되면 그 환수를 전제로 한 선정제외처분도 효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한편 연구개발 협약에 따른 정산금 반환의무를 다투는 소송은 민사소송이 아니라 공법상 당사자소송으로 제기해야 한다는 판결도 있습니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1다250025 판결). 통보를 받으면 그것이 법령에 근거한 처분인지, 협약에 따른 정산 요구인지를 먼저 가려야 다툴 방법과 기간을 정할 수 있어 보입니다.
환수처분의 상대방이 아닌 연구책임자도 취소소송을 낼 수 있는가
낼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니어도 그 처분으로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받은 사람은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행정소송법 제12조), 대법원은 비위를 저지른 것으로 지목된 참여교수가 바로 그런 지위에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4두57996 판결).
이 사건에서 한국연구재단은 한 대학 산학협력단과 BK21 플러스 사업 과제에 관해 연간 사업비 1,925,534,000원, 사업기간 2016. 3. 1.부터 2020. 8. 31.까지로 정한 협약을 맺었습니다. 연구책임자인 교수는 2014. 3.경부터 2018. 3.경까지 연구실 학생들의 인건비 계좌를 연구실에서 공동관리하게 하고, 학생들에게는 미리 정한 금액만 쓰게 했습니다. 이 기간 이 과제를 포함한 여러 사업에서 공동관리된 인건비는 합계 118,754,769원이었습니다.
교육부장관은 2020. 12. 10. 산학협력단장에게 6,727,716원의 사업비 환수처분을, 교수에게는 2년의 학술지원 대상자 선정제외처분을 했습니다. 교수가 두 처분의 취소를 구하자 원심은 교수의 원고적격을 인정하고 환수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아 환수처분을 취소했지만, 선정제외처분은 취소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원고적격과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한 원심 판단을 수긍해 피고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학술지원 사업비는 협약상 산학협력단에 지급되지만, 환수처분으로 비위 당사자로 지목된 연구자의 법률상 지위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환수처분이 취소되면 함께 내려진 선정제외처분은 어떻게 되는가
효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구 학술진흥법(2020. 12. 22. 개정 전) 제20조 제1항은 같은 법 제19조에 따라 사업비 지급이 중지되거나 사업비가 환수된 경우에 학술지원 대상자 선정에서 제외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대법원은 선정제외처분이 환수처분의 존재를 발령요건 내지 처분사유로 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4두57996 판결).
그래서 환수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환수처분은 처분 시로 소급해 소멸하고, 선정제외처분은 발령 시부터 처분사유가 없었던 것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대법원은 환수처분만 취소하고 선정제외처분은 그대로 둔 원심 부분을 파기하고, 직접 재판해 선정제외처분도 취소했습니다.
현행 학술진흥법 제20조 제1항도 사업비 지급이 중지되거나 사업비가 환수된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범위에서 선정에서 제외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은 참여제한·제재부가금 처분(제32조 제1항)과 연구개발비 환수(같은 조 제3항)를 나누어 정하고 있습니다. 처분이 여러 개로 나뉘어 통지되면 각 처분이 서로 어떤 관계에 있는지, 즉 하나가 다른 하나를 전제로 하는지도 함께 따져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협약에 따른 정산금 반환은 어떤 소송으로 다투는가
공법상 당사자소송으로 다투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대법원은 산업기술혁신 촉진법에 따라 전담기관과 컨소시엄이 맺은 연구개발 협약이 공법상 계약에 해당하고, 그 협약에 따른 정산의무의 존부·범위에 관한 분쟁은 공법상 당사자소송(행정소송법 제3조 제2호)의 대상이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1다250025 판결).
이 사건에서 전담기관은 정산 결과 참여기업이 외부 인력 인건비를 협약에 위반해 집행했다며 76,692,800원의 정산금 납부를 통보했습니다. 기업은 정산금 반환채무가 없다는 확인을 구하는 소를 민사소송으로 제기했고, 제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9. 23. 선고 2019가단38077 판결)과 원심은 본안을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협약이 공적 목적의 산업기술개발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체결된 점, 전담기관이 공적 사유가 있으면 상대방 동의 없이 협약을 변경·해약할 수 있는 점, 일반 사법상 계약에서 쓰이는 이행보증금·지체상금 규정 등이 있다는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점 등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제1심판결을 취소한 뒤 사건을 서울행정법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소송 형식을 잘못 고르면 본안 판단을 받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실무상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협약 해지 통보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인가
관계 법령에 근거가 있는지에 따라 다르게 판단됩니다. 대법원은 과학기술기본법령에 따른 BK21 사업 협약 해지 통보는 연구개발비 회수와 참여제한이라는 법률상 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정처분이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2두28704 판결). 반면 법령에 환수 근거가 없는 중소기업 정보화지원사업 협약의 해지와 환수통보는 대등한 당사자로서 한 의사표시일 뿐 처분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두41449 판결).
2012두28704 판결에서 연구팀장은 자격이 없는 사람들을 연구생으로 등록해 연구장학금 등 18,207,300원을 지원받았고, 한국연구재단은 협약 해지와 함께 연구팀장에 대한 3년 참여제한, 대학 자체징계 요구를 통보했습니다. 대법원은 협약 당사자는 대학이지만 실질적 이해관계는 연구팀에 귀속된다는 점 등을 들어 연구팀장이 협약 해지 통보를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대학 자체징계 요구는 법률상 구속력이 없는 권유나 사실상의 통지여서 처분이 아니라고 했고, 3년 참여제한은 처분기준 범위 안에 있어 위법하지 않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2015두41449 판결에서 대법원은 일방적 의사표시로 법률관계를 끝냈다는 사정만으로 처분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관계 법령이 그 법률관계를 어떻게 규정하는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환수통보를 처분으로 보고 본안을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그 부분 소를 각하했습니다.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은 제재 절차를 어떻게 정하고 있는가
현행 국가연구개발혁신법은 부정행위 등을 이유로 10년 이내의 참여제한이나 이미 지급한 정부 연구개발비의 5배 범위의 제재부가금을 정하고, 이와 별도로 제재사유와 관련된 연구개발비를 환수할 수 있게 합니다(제32조 제1항, 제3항). 제재처분이나 환수를 할 때는 제재사유의 중대성, 고의 유무, 위반 횟수, 연구개발과제의 수행 단계와 진행 정도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4항).
절차 면에서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제재처분평가단의 검토를 거쳐 제재대상자 등에게 처분 내용을 미리 통지하고, 제재대상자는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재검토를 요청하는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제33조 제1항부터 제3항). 기간이 5년 이상인 참여제한 등은 원칙적으로 통합정보시스템 등에 공개됩니다(같은 조 제7항). 환수금이나 제재부가금을 기한까지 내지 않으면 국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징수할 수 있습니다(제34조 제2항).
이와 달리 각 단계가 끝난 뒤의 연구개발비 정산과 그 결과에 따른 회수는 제13조 제8항에서 따로 정하고 있습니다. 앞의 판결들에 비추어 보면, 받은 통보가 제32조의 제재처분·환수인지 제13조의 정산·회수인지에 따라 다툴 방법이 달라질 수 있어 보입니다.
판결들은 어떻게 판단했는가
| 판결 | 쟁점 | 결론 |
|---|---|---|
| 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4두57996 판결 | 산학협력단에 대한 사업비 환수처분을 연구책임자가 다툴 수 있는지, 환수처분 취소 시 선정제외처분의 효력 | 연구책임자 원고적격 인정, 환수처분 취소 유지, 선정제외처분도 취소(일부 파기 자판, 피고 상고기각) |
|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1다250025 판결 | 연구개발 협약에 따른 정산금 반환채무 다툼의 소송 형식 | 협약은 공법상 계약, 공법상 당사자소송 대상(파기, 서울행정법원 이송) |
|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2두28704 판결 | BK21 협약 해지 통보를 연구팀장이 다툴 수 있는지, 징계 요구의 처분성 | 해지 통보는 처분이고 연구팀장에게 다툴 이익 있음, 징계 요구는 처분 아님, 3년 참여제한 적법(상고기각) |
|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두41449 판결 | 법령상 환수 근거가 없는 지원사업 협약 해지·환수통보가 처분인지 | 대등한 당사자의 의사표시로서 처분 아님(파기, 소 각하) |
코멘트: 기관과 연구자가 점검할 사항
통보를 받은 직후 근거 조항과 통보의 성격을 확인하는 것이 대응 방향을 정하는 출발점으로 보입니다.
- 연구책임자·참여연구자: 처분서의 상대방이 소속 기관으로 되어 있어도, 자신이 비위 당사자로 지목되었다면 직접 다툴 수 있는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취소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하므로(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 사전통지 단계의 의견 제출 기한과 함께 기간을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 연구개발기관(대학·연구기관): 같은 사유로 기관에 대한 환수와 연구자에 대한 참여제한이 함께 통지될 수 있으므로, 기관과 연구자의 대응 방향이 서로 어긋나지 않는지 미리 맞춰 보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인건비 계좌 관리 방식처럼 반복적으로 문제 되는 집행 관행은 내부 규정과 점검 절차로 정리해 둘 수 있습니다.
- 전담기관·재단: 정산에 따른 회수 요구와 제재처분인 환수를 통보서에서 구분해 근거 조항과 불복 방법을 적어 두면, 소송 형식을 둘러싼 다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협약서의 해약·환수 조항이 법령의 어느 규정에 근거하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 글은 공개된 판결과 법령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사안의 결론은 협약 내용, 적용 법령과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환수처분은 소속 대학에 내려졌는데, 연구책임자인 교수가 직접 소송을 낼 수 있나요?
대법원은 비위를 저지른 것으로 지목된 참여교수는 환수처분의 상대방이 아니어도 그 처분으로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받았다고 보아 원고적격을 인정했습니다(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4두57996 판결). 다만 구체적인 근거 법령과 처분 내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환수처분과 참여제한(선정제외)처분이 함께 나왔는데, 환수처분만 다투면 되나요?
학술진흥법상 선정제외처분은 환수처분을 전제로 하므로, 환수처분이 취소되면 선정제외처분도 효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4두57996 판결). 그래도 각 처분의 근거와 관계가 법령마다 다를 수 있어, 함께 취소를 구하는 것이 안전해 보입니다.
Q. 전담기관의 정산금 납부 통보에 동의하지 않으면 민사소송으로 다투면 되나요?
대법원은 연구개발 협약을 공법상 계약으로 보고, 정산의무의 존부·범위에 관한 분쟁은 공법상 당사자소송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1다250025 판결). 그 사건에서는 민사소송으로 제기된 사건이 행정법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Q. 협약 해지 통보도 취소소송으로 다툴 수 있나요?
관계 법령이 해지에 회수나 참여제한 같은 법률상 효과를 연결하고 있다면 처분으로 볼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2두28704 판결). 반대로 법령에 근거 없이 협약에서만 해지와 반환을 정한 경우에는 처분이 아니라고 본 판결도 있습니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두41449 판결).
Q. 참여제한 사전통지를 받으면 무엇을 할 수 있나요?
국가연구개발혁신법상 제재대상자는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재검토를 요청하는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제33조 제3항).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제재처분 때 제재사유의 중대성, 고의 유무, 위반 횟수 등을 고려해야 하므로(제32조 제4항), 이런 사정에 관한 자료를 함께 내는 것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